천연두는 어제 발생해서 무서운 살상 무기가 되었을까요? 천연두의 발생과 현재 무서운 살상 무기가 된 사례를 알아보고 기후 변화로 달라진 전염병의 양상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1) 천연두 발생
천연두의 발생을 살펴보면 기원전 1157년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5세의 미라에서 천연두 발진 흔적이 나온 것이 첫 발견사례로 기록돼 있습니다. 온몸이 수포로 덮이고 고열이 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천연두는 인류에게 가장 큰 절망감과 자신감을 안겨준 전염병입니다. 20세기에만 3억이 숨졌고 역사적으로 5억 이상이 희생되었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테러와 내전 등이 전 세계적으로 빈번해지면서 그동안 사라졌던 천연두균과 탄저균 등이 강력한 생화학 무기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대규모로 퍼지는 전염병을 국가 안보의 위협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국가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과 방역 전문가들은 군대를 중심으로 대규모의 전염병 전쟁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얼마 전 주한 미군에 살아 있는 탄저균이 반입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염병균을 활용한 생화학 무기에 대한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전염병은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전쟁 상황에서는 전염병이 더욱 기승을 부렸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전쟁 터다 보니 보건 위생이 뒷전인 탓도 컸을 것입니다. 적국이 오는데 빨래나 샤워를 하거나 물을 끓여 마실 시간은 없고, 전사자를 땅에 묻어 줄 여우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염병은 때론 전투를 하다 죽는 것보다 훨씬 많은 군사들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이 때문에 고대부터 세균은 침략 무기로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전영병으로 죽은 시체를 식민지화하려는 도시나 적진에 두어 전염병을 퍼뜨리기도 하였습니다.
2) 살상 무기로의 사례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식민지화를 위해 전염병을 이용한 것은 악명이 높습니다. 1519년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한 스페인 군대가 천연두에 걸려 죽은 시긴을 이용해 수천만 명의 원주민을 학살한 일이 있었습니다. 멕시코에 상륙한 스페인의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는 부하가 고작 800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3년 후 인구 30만 명의 도시 테노츠티틀란을 침공했습니다. 이때 천연두를 이용해 15만 명의 인디언들 목숨을 빼앗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16세기에는 카나리 군도의 전 인구가 천연두로 전멸했고, 히스파뇰라에서도 원주민의 절반이 천연두로 죽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호주에서도 영국인들과 함께 들어온 전염병균에 원주민의 50%가 죽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북미 대륙 전체에 걸쳐 100만 명 규모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인디언들이 오늘날에는 수십만 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천연두의 차사율은 30~90% 입니다. 다행히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가 1796년 ' 종두법'이라 불리는 우두 접종법을 발견하면서 발병률이 줄어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몇몇 나라에서는 천연두 바이러스 표본을 과학연구 목적으로 실험실에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천연두가 생화학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미국 등에서는 천연두 예방백신을 만들어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2년 천연두가 법정전염병으로 다시 지정됐고 2004년에는 주한 미군에 3세대 천연두 예방접종이 의무화되었습니다. 천연두의 치료법이 없습니다. 백신만이 유일한 대비책입니다. 이렇게 생화학 무기는 민간인과 군인, 심지어 아군과 적군도 가리지 않는 잔인한 무기로, 전 세계 국제관계가 불안정해지면서 다시금 전쟁 무기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3) 기후 변화로 달라진 전염병의 양상
오늘날 질병은 기후 변화의 패턴에 따라 계속 바뀌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는 아열대와 열대 지역을 중심으로 고도가 낮은 지역의 늪에서 모기를 통해 전염이 됩니다. 그런데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서 말라리아 발생지역이 넓어졌습니다. 엘리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6개월 이상 평년보다 0.5℃ 이상 높아지는 현상입니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모기 서식지가 넣어졌습니다. 지난 20년간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50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바다가 따뜻해져 적조 현상이 자구 나타나고 공기가 따뜻해지면서 북극이나 남극 얼음 속에 갇혀 있던 병원균과 박테리아가 살아남을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기후 변화로 식물의 서식지도 바뀌었습니다. 식물종이 다른 지역으로 퍼지고 있고 사료의 수송도 늘어나면서 콜레라, 뎅기열, 라임병, 한타 바이러스, 황열병 등 다양한 질병 감영 패턴에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서 발견되던 샤가스 기생충들이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아칸소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텍사스에서 헌혈한 6500명이 샤가스 기생충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얻었습니다. 뎅기열도 원래는 서태평양 지역의 동남아시아 섬들에서 발생했지만 이제는 중남미, 카리브 해, 남부 플로리다, 하와이, 남부 텍사스 등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뎅기열 역시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발생 범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따라 인류는 이전보다 다양한 질병에 더 많이 노출돼 있고 그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